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자 한국 카지노 업계의 실적도 수직 상승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리조트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으며, 내륙을 책임지는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져(GKL) 역시 2분기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2분기 뛰어난 성적에 이어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에도 매출과 방문객 수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정부가 올해 9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약 3개 분기 동안 한시적으로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카지노 업체들의 성장세를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롯데관광개발, 중국인 방문 증가 덕분에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2분기 연결 기준 1,577억 원의 매출과 3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8%, 영업이익은 드림타워 리조트 개장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치입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59억 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은 드림타워 카지노 부문으로서, 드림타워 카지노는 2분기 1,100억 원의 순매출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대비 65.4% 급증했습니다. 드림타워 리조트 호텔도 실적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호텔은 2분기 4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2020년 드림타워 리조트 완공 이후 건설 비용 등에 대한 반영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흑자 경영으로 전환됐다”고 말하며,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와 호텔, 식음료 시설 및 쇼핑몰 등을 임대 없이 모두 직접 소유하고 있어 임차료와 숙박료 등을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정 비용이 낮고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2분기 크게 늘어난 영향 덕분입니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며 카지노 수요와 숙박 수요가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입국자는 140만 4,672명으로, 전년 동기 120만 3,878명 대비 16.68% 증가했습니다. 특히 올해 5월까지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78만 6,881명 중 중국인은 59만 41명을 차지해 74.98%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제주도가 중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드림타워 카지노는 지난 7월 434억 원의 순매출을 달성하여 개장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7월 한 달간 드림타워 카지노를 찾은 전체 방문객 수는 56,69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했으며, 방문객의 80% 이상이 중국 및 대만 등의 중화권 고객이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는 성수기인 8월부터 9월, 10월, 7월 순으로 매출이 높게 나타난다”고 말하며, “3분기 시작인 7월 실적을 고려할 때 8월부터 10월까지 매출과 방문객 수 측면에서 모두 이전 분기를 넘어서는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전했습니다.
하반기 중국인 무비자 정책 덕분에 더욱 큰 폭의 실적 향상 기대
여기에 더해 정부가 3분기부터 시행하기로 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의 구체적인 시행 날짜가 정해지며, 3분기 한국 카지노 업계의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8월 6일 열린 ‘관광 활성화 미니 정책 TF’를 열고,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제주도에 한정하여 적용되던 무비자를 내륙으로 확대한 것입니다. 중국이 한국인 무비자 관광을 허용한 데 대한 상호호혜의 원칙이자,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책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3사가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롯데관광개발에 이어 파라다이스와 GKL 역시 지난 7월 중국인 VIP의 방문 증가로 매출이 상승했습니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2분기 4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320억 원 대비 34.06% 증가했습니다. VIP 전용 카지노를 운영 중인 서울 워커힐 호텔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부산 및 제주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 중인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카지노 부문에서 75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습니다. 방문객은 주력인 일본인 VIP가 전년 동기 6,105명보다 9.52% 증가한 6,686명으로 늘어났고, 중국인 VIP도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3,414명이 방문했습니다.
파라다이스와 함께 내륙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한 축을 이루는 GKL 역시 올해 2분기 1,00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988억 원 대비 2.7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5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45% 증가했습니다. 서울 강남 코엑스점과 용산 드래곤시티점, 부산 등 3곳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 중인 GKL은 지난달 3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02.8% 증가했습니다. 해당 기간 세븐럭 카지노 영업장을 방문한 일본인 VIP가 전년 동기 대비 600명 가량 증가한 3,828명을 기록했고, 중국인 VIP도 500명 가량 증가한 4,661명을 기록했습니다. GKL 관계자는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 신규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 덕분에 중화권 방문객 수가 증가했다”고 말하며,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기타 지역의 VIP 유입도 늘어나고 있어 매출이 고르게 상승 중”이라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 3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에 이미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던 롯데관광개발보다 내륙의 파라다이스, GKL의 실적 개선폭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통상 저가 관광인 경우가 많아 일견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VIP의 활동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국인 VIP는 큰 돈을 갖고 해외로 나갈 때 당국의 감시를 받지만, 일반 관광객이 많아지면 VIP에 대한 감시가 분산되어 VIP가 카지노를 찾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국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판돈을 많이 굴리는 ‘큰 손’이 카지노를 찾기 좋은 환경이 되어 카지노 업계에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카지노 업계가 업황 회복의 척도로 주시하는 마카오 카지노의 실적이 개선되는 점도 기대감을 높입니다. 전 세계 카지노 업황이 회복되면 국내 업체 또한 실적이 개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달 마카오 카지노의 총 게임 매출(GGR)은 221억 파타카(3조 8,020억 원)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7월과 비교해도 90% 가량 회복하여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완벽히 회복했습니다. 세계적인 온라인 슬롯사이트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카지노의 매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6월 대비 실적이 크게 하락하는 패턴을 나타낸 7월에도 실적이 크게 하락하지 않아 전반적인 회복세를 증명했습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한국 관광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국내 관광 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어 “관광객을 카지노로 유도하기 위해 현지 마케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은 국내 관광 산업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단체 관광객 방문이 늘어나면 유동 인구 증가와 함께 구매력 확대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인 증가 호재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카지노 부익부 빈익빈 심화 우려
그러나 중국인 방문 증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드림타워 카지노를 제외한 제주도의 다른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입니다. 드림타워 카지노가 매월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이지만, 나머지 제주 카지노 업체들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 하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드림타워 카지노를 찾은 방문객은 매월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1월 3만 4,000명으로 시작하여 3월에는 4만 1,000명을 기록해 첫 4만 명대를 기록했으며, 5월에는 5만 1,000명을 돌파해 불과 2달만에 5만 명대로 올라섰습니다.
제주도 카지노를 찾는 관광객들이 드림타워 카지노로 쏠리는 현상은 드림타워 카지노가 공항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대규모 시설을 갖춘 복합 리조트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제주특별자지도청 관계자는 “드림타워 리조트는 도심 속에 위치한 복합 리조트이기 때문에 주변 상권을 함께 이용하기에 좋고, 공항에서 가까운 데다 기존의 제주 카지노보다 영업장 규모가 크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주 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찾는 이들의 대다수가 영주권을 갖고 있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인데, 이들이 대부분 공항에서 가까운 드림타워 카지노를 찾다 보니 재방문율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규모가 작은 제주 지역의 다른 카지노나 공항에서 거리가 먼 카지노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주도 내에서 드림타워 카지노 다음으로 높은 매출액을 보유한 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의 경우 드림타워 카지노에 밀려 매출 부진에 빠진지 오래입니다. 랜딩카지노는 드림타워 카지노가 들어서기 이전 제주도 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드림타워 카지노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2021년부터 매출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69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도 232억 원에 비해 198.7% 폭증했지만, 드림타워 카지노의 2024년 매출인 3,203억 원의 21.63%에 불과합니다.
랜딩카지노 관계자는 “올해 카지노 매출 추이가 좋지 않다”고 운을 뗀 뒤, “제주도에서는 드림타워 카지노만 괜찮고 나머지 업체들은 죽을 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대책을 마련하고 싶지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다 보니 영업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제주도 섬 특성상 방문할 수 있는 외국인 수 역시 제한적”이라 말했습니다. 같은 지역에 있다 보니 한 쪽으로 고객들이 쏠리면 나머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제주도청 관계자 역시 “제주도 카지노 산업의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으며, 카지노 사업자가 납부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제주도 전체를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카지노만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도 카지노 업체들은 당초 드림타워 카지노의 급성장 속에서도 마카오 카지노와 같은 낙수 효과를 기대했지만, 드림타워 카지노의 독주 현상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드림타워 카지노 방문객이 늘어나며 제주도 카지노 산업의 전체 파이가 커져 다른 카지노의 방문객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였습니다. 그러나 드림타워 리조트가 개장한지 4년이 지난 뒤에도 이러한 낙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쏠림 현상만 심해지고 있습니다.
드림타워 카지노가 제주도 전체 카지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0.54%, 2022년 80.76%, 2023년 73.55%, 2024년 69.80%로 70% 내외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 카지노 전체 매출이 2021년 488억 원, 2022년 807억 원, 2023년 2,579억 원, 2024년 4,589억 원으로 급격히 팽창하는 탓에 드림타워 카지노와 다른 업체의 매출 격차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마카오는 좁은 공간에 여러 카지노 업체들이 몰려있다 보니 카지노 게임을 즐기는 손님들이 바로 옆 카지노로 자유롭게 옮겨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하며, “드림타워 카지노가 성공하면 이러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이 다른 업체들이 더욱 영세해지고 매출 규모도 쪼그라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드림타워 카지노와 경쟁하려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설비를 개선해야 하지만,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한 투자를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산업마다 잘 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곳이 있게 마련이지만, 제주도 카지노 업계는 그 격차가 너무나도 큰 극단적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도내 카지노 업체들이 납부하는 관광진흥기금 확충을 이유로 카지노 VIP 고객에게 지방보조금까지 투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카지노 VIP 고객이 투숙하는 데 필요한 수백만 원의 호텔 비용을 제주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주도의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작년 한 해 카지노 VIP 고객이 사용한 5성급 호텔 숙박비의 절반을 제주도청으로부터 지원 받았습니다. 많게는 단 1명에게만 지방보조금 580만 원이 지원됐는데, 이는 한 달 호텔비의 절반을 제주도가 부담한 셈입니다. 이 카지노 업체 한 곳에 지급된 보조금만 총 9억 3,000만 원에 달합니다.
제주도는 카지노 업체게 지방보조금을 지원하면 카지노 전체 방문객이 늘어나 카지노 업체 매출이 증가하고, 카지노 업체가 매년 매출의 10% 가량을 납부하는 관광진흥기금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도청 이지은 카지노산업팀장은 “카지노 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만 매출이 증가하고, 증가한 매출에 따라 안정적으로 관광진흥기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제주도가 작년 지방보조금 성과 평가의 카지노 보조금 항목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제주도처럼 카지노 업체에 별도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카지노 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사례도 없고 향후 지원 계획도 없다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별도의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아도 카지노 업계 자체의 수입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억 원이었던 카지노 업체 대상 지방보조금 예산은 올해 18억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올해부터 카지노 이용객 1명당 최대 300만 원까지 한도액을 설정하긴 했지만, 과연 카지노 업체에 지방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합니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운영위원장은 “사행산업이나 5성급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는 업체에 지방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에 대해 제주도민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1년 매출이 3,000억 원을 웃도는 드림타워 카지노에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되고 있는데, 드림타워 카지노는 엘티카지노 확장 이전 논란 당시 제주발전기금으로 120억 원을 납부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4년이 지나도록 금액의 절반도 납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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